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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쯔 (2008-05-20 05:06:54, Hit : 5115, Vote : 9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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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냐고


내 생애 첫 방송출연의 날.

사실 첫 방송출연은 아니다.
샐러리맨 시절. 회사를 취재를 왔던 M머시긴지, K머시긴지 하는 방송국에서
찍어가는 바람에 본의아니게 뉴스에도 한번 나왔고,
얼마전 모 케이블 TV에서 '사막'을 취재하러 와서, 인터뷰도 한번 했다.

근데, 이번엔 게스트로 제대로 출연.
물론 우리집에서도 안나오는 모 지역 케이블 방송이긴 하지만,
"여행 전문가 선생님" 어쩌고로 화려하게 데뷔하는 첫 방송.

오전 10시에 촬영시작이라 하여
어제 저녁 엄마한테 모닝콜을 부탁하고
평소보다 일찍(새벽 4시 --;) 에 잠자리에 들었건만.

전화벨소리에 잠이 깨어 시계를 보니,
10분전 10시.

크흐흐흐흐흐으으으으으어어어어어어억........ T.T

그것도 전화한 사람이 엄마도 아니고.. 방송작가.... T.T

다 왔냐고. 지금 어디냐고.... T.T

지금 이 전화벨소리에 일어났다는 말은 차마 못하고,

"죄송한데, 30분쯤 늦을것 같아요. 이제 막 출발합니다."

휴....

세수만 대충하고, 머리도 대충 빗고,
눈에 보이는 옷 아무거나 걸쳐 입고,
눈썹휘날리게 내달려 택시잡아타고,
택시안에서 몇년만에 화장하고,
압구정 촬영장소에 내리니 정확히 10시 반.

홍제역에서 출발했으니 정말 30분만 늦은것은 기적같은 일이었으나,
오늘 방송 프로그램명은 "인터내셔널 매너"
이번 주제는 "여행매너"

매너에 대해 얘기해야 할 사람이
방송국에서는 돈 따로 주고 인테리어 된 촬영장소 몇시간 빌렸다는데
2시간 촬영에
30분을 늦어버렸으니

참 면목도 없고, 가오도 안살고, 쪽팔리고,

미쯔 매너 꼬라지 하고는.

엉망인 컨디션으로 방송을 하려니,
질문들도 머리에 잘 안들어오고,
나땜에 시간 걸릴까봐 하려던 말도 제대로 다 못하고,

뭐하는 짓인지...

에효...

첫방송에 머리는 산발.
옷도 아무렇게나.
화장도 택시안 속성 화장.

머냐고.

나 이렇게 살아야 하냐고.

나이들어 전화하는거 까먹었다며,
나중에는 딸이 무서워서 전화도 못했다는 나이든 엄마에게
애꿎은 화풀이.

머냐고.

최근 알게된 오스트리아인 친구 샤리가
내가 선물로 준 접시에
오스트리아 요리를 한상차리고 친구들 초대한다며
오늘 저녁 꼭 와달라고 했지만,

저녁에는 사막으로 컴백해야 하는 내 신세에
그곳으로 가지도 못하고

1년에 잘하면 두번가는 강남 나들이.
어떻든 멀리까지 온 김에
이근처에서 직장다니는 친구연락해서
점심이나 먹으면서 푸념하려 했더니,

누구는 그날따라 다른곳에 가있다하고,
누구는 전화자체가 안되고...

머냐고.

날씨도 참 좋두만. T.T

결국 내가 갈곳은 사막뿐. T.T

어차피 일은 산더미.

지금도 사막에서 집에 못가고

작업. 작업. 작업.

머냐고.

난 왜 이렇게 항상 일만 해야 하냐고.

왜 내 팔자는 이러냐고.

머냐고....... 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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