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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izz (2006-03-15 20:30:52, Hit : 5542, Vote : 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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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수의 '나쁜 여행'
며칠전 나에게 전해받을게 있던 한 후배가 사막으로 나를 찾아왔다. 자료를 주고 이런저런 얘기를 주고 받다가 그 후배가 들고온 책을 들여다 보게 되었다.

'나쁜 여행' 이것이 그 책의 제목이다. 저자는 20대 초반의 학생이고 본 여행은 저자가 스무살에 유럽일대를 자전거로 여행한 기록을 담은 여행기였다.

아... 내가 내 홈페이지에 여행기 한토막도 올릴 여유를 챙기지 못하는 시간에 이 지구상을 여행하는 수많은 여행자들이 자기의 여행담을 속속 세상에 내어 놓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슬쩍 책의 프롤로그를 읽어보니...

큭. 재밌어서 여기에 옮긴다.
그의 프롤로그는 여행전 그의 아버지에게서 받은 메일과 그에 대한 그의 답신이다.

.................

사랑하는 아들에게

창수야. 여행 준비하느라 고생이 참 많다.
대학교 가서 한동안 열심히 공부하는가 싶더니, 나와 한마디 상의도 없이 휴학계를 냈더구나. 그래도 유럽여행을 하겟다고 했을 때는 네가 용기도 있어 보이고 참 대견스러웠단다.
하지만 네가 준비하는 여행이 자전거 여행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아버지 된 도리로서 한마디 해야겠다는 생각에 이 메일을 쓰고 있다. 너의 그 '자전거 여행'에 석연찮은 부분이 많이 눈에 띄는구나.

* 왜 하필 자전거 여행인 거니? 기차 여행이나 버스 여행 같은 건 생각해 본적 없니? 네 말대로 하루에 100km를 간다고 치자. 힘들어서 뭐하나 제대로 구경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구나.

* 너무 위험하다고 생각하지 않니? 자전거는 에어백도 없고, 안전벨트도 없잖니. 유럽의 차들 사이로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게 합리적인 생각 인 것 같지 않구나.

* 네 능력을 잘 생각해 봤으면 한다. 넌 평소에 자전거를 타지도 않잖니. 유럽에서 하이킹하는 것도 아닌, 4,000km라니?

* 네가 여행준비한 지 얼마나 됐는지 생각해 봐라. 고작 2주밖에 더 되니? 그리고 여행한다면서 여행책자 한 권 읽기는커녕 머리 염색한 것 말고는 한게 없잖니. 사람이 계획성 있게 살아야지. 그러면 못쓴다.

* 그리고 혼자 유럽에서 돌아다니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일이다. 너는 강간을 제외한 모든 범죄에 노출되어 있단다.

* 사실 뚜렷이 네가 뭘 목표로 하겠다는 건지 알수가 없구나. 바르셀로나 해변가는 왜 가려고 하는지, 먼 곳까지 비싸게 가서 왜 번지점프를 하려고 하는지 알 수가 없다. 혹시 너의 인내나 용기를 시험해 볼 생각이라면 이런 말도 안되는 자전거 여행보다 훨씬 더 좋은게 있다. -> 군대나 가거라. 널 진정한 남자로 만들어 줄 거다.

* 끝으로 부모에게 걱정끼치는 것은 자식 된 도리가 아니란다. 네 엄마 걱정이 심하다. 이렇게 네가 떠나면, 너 잡아오라고 날 유럽으로 보낼지도 몰라. 그런 일이 있기 전에 아예 떠나지 말아라. 앞으로 두 달 간은 너보고 공부하란 얘기 안 하마.


난 네가 젊은 날의 객기로 평생을 후회하며 살게 하고 싶지는 않다.
도대체 넌 왜 다른 아이들처럼 배낭여행 같은 건 해 볼 생각은 안 하는 거니? 다시 한 번 자전거로 여행하겠다는 것을 재검토했으면 한다.


p.s : 너 언제 철들래?


[Re]사랑하는 아들에게
아.버.지,
철.드.는.건.나.중.에.천.천.히.해.볼.생.각.입.니.다.
좋.은.하.루.되.십.시.오

..............................

그 아버지. 충격좀 받으셨겠는데.. ㅎㅎ
어쨌든 이창수군의 답신도 내가 볼때 한가지 문제가 있다.

너무 짧다 말이다. 아버지가 얼마나 고민고민해서 주저리주저리 아들을 설득시키느라 길게도 말씀하셨겠는가 말이다. 거기에 이 동방예의지국에서 고작 세줄의 답신이라니. ㅎㅎ


리파아
대단한 창수군요..ㅋ  2006/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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