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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izz (2003-12-15 05:24:54, Hit : 4343, Vote : 7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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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3] 이상한 나라의 외로운 미쯔 - 워싱턴 DC


워싱턴으로 가는 버스안에서..... 나는 외로웠다.

H언니와 바이바이를 한 이후로 겨우 며칠을 혼자 지냈을 뿐이었는데, 이렇게 벌써 허허로움을 느끼리라곤 예상을 못했었다. 한국말로 써있는 가이드북이 그나마 유일한 친구라면 친구였는데, 해당도시 부분만 뜯어온터라 그 짧은 분량의 독서(?)또한 일찌감치 끝이나 버렸고....

창밖을 바라보다 가방안에 CD Player가 있었다는 사실을 문득 생각해내고 들어있는 CD그대로 플레이를 시켰더니, NexT의 'The Ocean(불멸에 관하여)'라는 곡이 흘러 나오는데.... 누군가 내 귀에 대고 한국말로 얘기를 걸어오는 것 같아 순간 반가움의 눈물이 와락! ㅠ.ㅠ 그것도 말걸어 오는 사람이 바로 우리 해처리 옵빠가 아닌가. --;



The Ocean(불멸에 관하여)



바다... 검푸른 물결 저위로 새는 날개를 펴고
바다... 차가운 파도 거품은 나를 깨우려하네
슬픔도, 기쁨도, 좌절도, 거친 욕망들도
저 바다가 마르기 전에 사라져 갈텐데

그대여 꿈을 꾸는가 너를 모두 불태울 힘든 꿈을
기나긴 고독 속에서 홀로 영원하기를 바라는가
사라져 가야 한다면 사라질 뿐 두려움 없이

처음... 아무런 선택도 없이 그저 왔을 뿐이니
이제... 그 언제가 끝인지도 나의 것은 아니리
세월은 이렇게 조금씩 빨리 흐르지만
나의 시간들을 뒤돌아 보면 후회는 없으니

그대여 꿈을 꾸는가 너를 모두 불태울 힘든 꿈을
기나긴 고독 속에서 홀로 영원하기를 바라는가
사라져 가야 한다면 사라질 뿐.... 두려움 없이

그대 불멸을 꿈꾸는 자여
시작은 있었으나 끝은 없으라 말하는가
왜... 왜 너의 공허는
채워져야만 한다고 생각하는가
처음부터 그것은
텅 빈 채로 완성되어 있었다.



워싱턴 버스 정류장에서부터 일찍이 가이드북에서 봐뒀던 유스호스텔까지는 꽤 거리가 있었다. 지금 같으면야 그래도 버스타고 전철타면서 물어물어 갔을 거리였지만, 머무를 곳을 내스스로 정하여 찾아간다는게 처음이었던 터라 아무래도 좀 두려운, 게다가 외로움으로 마음마저 허허로와 더 이상 혼자 모르는 길에서 헤매고 싶지 않았던 나는 지금으로선 생각도 할수 없는 럭셔리 노선인 '버스가 아닌 택시', '20불 언저리의 유스호스텔이 아닌 70불 가량의 중급호텔'를 택하였다. 이것은 내 1년 2개월간의 여행史 사상 최고 숙박비로 기록되면서 지금까지 길이 길이...... 후회로 남고 있는데,--; (유스호스텔은 가격이 저렴하다는 이유만으로 가는게 아니라, 세계 각국의 다양한 여행자들을 만날 수 있다는 장점이 또한 즐거운 것이다.) 커다란 더블침대가 두 개나 있는, 혼자 쓰기가 아까울 정도로 넓고 조용한 방이었다.

그 넓은 호텔방의 적막은 이미 외로움에 쩔어버린 나를 다시 옥죄어 오기 시작했고, 나는 결국 이를 견디지 못하고, 밖으로 뛰쳐나가 평소 거들떠 보지도 않던 공중전화를 붇들고, 온가족의 핸드폰 번호를 차례대로 돌려댔다. 가족들은 하나같이 반가운 목소리로 잘 지내고 있냐고 물어왔으며, 나는 같잖은 자존심에 외롭고 두렵다는 말은 못하고, '어~엄청, 잘 지낸다'고, 떨리는 목소리를 들키지 않으려고 애쓰면서 어제는 무얼 무얼 봤는데, 내일은 또 무얼 무얼 볼꺼라고, 신나 죽겠다는 목소리로 떠들어 댔다. 떨어져 가는 동전을 아쉽게 손가락으로 만지작 만지작 거리며... 머 비교할건 아니겠지만, 영화 '초록물고기'에서 사람을 죽이고 나서 집으로 전화거는, 공중전화박스안의 한석규처럼. 표정은 웃는데, 눈물은 흐르고, 말은... "형, 전화 끊지 말어...." 하던..

다음날, 내 살을 익혀먹을 듯한 한여름의 뜨거운 태양밑에서 나는 다시 찜통같은 워싱턴을 헤메였다. 마치 우주선 같았던 전철(워싱턴의 전철은 이제껏 내가 타본 전철중에 가장 좋아보였다)을 타고 이곳 저곳을 가 보았지만 정말 이상한 것은 전철을 빠져나와 지상으로만 나오면, 그 대낮에도 길거리에 사람이 없더라는 것이다. 그러다 어떤 건물안에만 들어가면 사람들이 미어터진다. 그리고, 밖으로 나오면 또 아무도 없다. 도대체 건물안의 저 사람들은 다 어디서 온 것일까, 이상한 나라에 떨어진 무슨 앨리스 마냥, 알 수 없는 이상한 세계에 빠져든 것 같았다. 사람들의 얼굴엔 표정이 없어 보였고, 간혹 길을 물어봐도 그들은 역시 표정없이 짧게 대답한다. 그 이상한 나라는 그렇지 않아도 외로움에 떨던 나에게서 '나'라는 사람의 존재감 마저 서서히 없애버리는 것 같았다..... 이것이.... 그 거대한 미합중국의 수도 워싱턴인가.

사실은 말도 안되는 것이다. '여행'을 하겠다는 사람이 겨우 '하루 반나절'을 한 도시에 배정해 놓고, 그 짧은 시간 안에 그 도시의 모습을 제대로 들여다 보고, 제대로 느끼는게 과연 되겠는가 말이다.... 누구와 대화 한마디 나누는 것도 없이, 그저 박물관 하나를 들여다 보고, 다시 나와서 다음 박물관 찾아가고 다시 나와서, 또 그다음 박물관......... 그 짧은 시간 안에, 겨우 '하루 반나절'만에...


그러나.

그때 그 하루 반나절조차 나에게는.....

너무..


길었다.







인숙
여행이라는 게.....투어리즘이 아닌 이상 자기 외로움과 맞서는 게 아닌가 싶어. 근데...나도 미국엔 안 가봐서 모르겠다만 다녀온 친구가 전하는 말에 의하면 회사의 모든 편의시설 등이 회사건물 안에 다 있단다. 어떤 회사엔 요리하고 농구하는 공간까지 회사 안에 다 마련이 되어서 회사원들이 이동을 안 한다는구나. 그래서인지 거리에 까페 조차도 보기 힘들었다는데....음...나도 가봐야지. 그렇다면 뉴욕인들의 일상을 보려면 거기에 취직해야한다는 거니 ㅡㅡ?  2004/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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