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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izz (2007-03-14 00:33:28, Hit : 3637, Vote : 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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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 #1] 통일이여, 우리에게도 오라! - 베를린


2002년 11월 12일, 13일.  베를린

새벽 6시. 차장이 어젯밤 걷어간 유레일 패스를 돌려주기 위해 쿠셋으로 들어오는 바람에 눈을 떴다. 유럽에서의 첫 야간기차였지만, 첫경험(?)이라는 긴장보다는 피곤이 먼저였는지 생각보다 깊은 잠이 들었었나 보다. 3,40분쯤 더 가서 기차는 베를린 동역에 도착했다. 역근처의 유스호스텔로 가서 체크인을 하고 방으로 들어가보니, 비수기라 그런지 8인실 도미토리에 나 말고는 아무도 없다. 어제는 몸하나 눕히면 끝나는 야간 기차간의 좁은 침대였다면, 오늘은 장장 침대 8개짜리 '싱글룸'으로의 급승격이다.

샤워를 하고, 양말과 속옷빨래도 한다. 빨래는 룸안에서 따뜻하게 뎁혀진 라지에터 위에다 하나하나 탁탁 털어 널어 놓는다.

“시내구경 하고 올테니까 그때까지 뽀송뽀송하게 말라 있어야 해.”

혼자 여행하다 보니 무생물에게도 말을건네는 습관이 생긴다.

유스호스텔의 바로 내려가서 커피와 도넛으로 아침을 먹으며 오늘 볼 곳을 체크한다. 오늘은 베를린 장벽의 흔적을 찾아 다니며 그들의 분단과 통일의 역사속으로 들어가 볼 생각이다. 외국인 여행자가 한국을 여행을 할때 DMZ를 빼놓지 않는것 처럼.



일단 베를린 초역에서부터 시작한다. 세계 2차 대전 당시 파괴된 모습 그대로 남아있는 ‘카이저 빌헬름 기념교회’를 둘러본 후 유레일패스가 있으면 공짜로 탈 수 있는 s_bahn을 타고 ‘티어 가르덴’공원으로 간다. 영화 ‘베를린 천사의 시’의 첫 장면에서 보았던 ‘전승기념탑’이 보인다. ‘전승기념탑’을 거쳐 우리의 광화문 거리와 같은 베를린의 ‘6월 17일 거리’를 계속해서 걸어들어간다. 이렇게 계속 걸어들어가다 보면 과거 동.서 베를린을 나누던 기점 ‘브란덴 부르크문’이 나올것이다.




[카이저 빌헬름 기념교회] 19세기 후반 독일 첫번째 황제 빌헬름 1세를 기념하기 위해 지은 네오 로마네스크 양식의 교회. 2차대전 당시 영국군에 의해 일부가 파괴되었지만, 전쟁의 참상을 알리기 위해 그 모습 그대로 보존되고 있다.




[전승기념탑] 덴마크(1864), 오스트리아(1866), 프랑스(1870/71)와의 전투에서의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만든 탑. 영화 ‘베를린 천사의 시’의 초반에도 등장하는 베를린의 대표적인 랜드마크.




[6월 17일 거리] 1953년 6월 17일 소련군정 하에서 일어난 동독 노동자들의 항거를 기리기 위해 이름지어진 거리. 베를린에서 일어나는 각종 대규모 정치 집회와 축제가 벌어지는 단골 장소이다.



에른스트 로이터 광장에서부터 브란덴부르크 문까지 이어지는 ‘6월 17일 거리’는 3.5km. 그리 짧은 거리는 아니다. 살짝 지루해지기 시작한다. 음악이나 들을까? 가방을 뒤적거려 시디 플레이어의 플레이 버튼을 누르고 이어폰을 귀에 꽂았다. 여행을 떠나면서 20여개 정도의 시디를 챙겨왔는데, 지금 시디 플레이어에는 어떤 CD를 걸어놨는지 기억이 안날만큼 음악을 들은지 오래되었다. 노래가 나오기 시작한다. 아. 김민기 2집이다.

노래를 들으며 천천히 길을 걷는다. 불면의 밤에 수면음악으로 애용했었던 '나비’가 흘러 나왔고,  몇개의 트랙이 더 지나갔다. 그리고는 어느 순간 갑자기 익숙하고도 가슴 싸한 가사가 흘러나온다.

“......자 총을 내리고 두 손 마주잡고, 힘없이 서 있는 녹슨 철조망을 걷어 버려요....”

아... ‘철망앞에서’다. 이 시디에 이곡이 들어있는지는 기억을 못하고 있었는데... 어쨌든 지금 분단과 통일독일의 상징인 브란덴부르크 문으로 한발 한발 가고 있는 이 순간에 흐르는 사운드 트랙이 '철망앞에서'라니.. 울컥울컥 하면서 감성지수가 급상승한다.

브란덴 부르크 문이 눈앞에 보이기 시작했다. 묘한 감흥으로 잠시 촉촉해졌던 눈가를 훔쳐내었다. 브란덴 부르크 문 주변은 기념품을 파는 노점상들과 관광객들로 빼곡했다. 가이드북이 미리 알려준 사실이긴 했지만, 그곳에서 베를린 장벽의 흔적은 전혀 찾을 수 없었다.

브란덴 부르크 문을 통과한다. 구 서독에서 구 동독으로 막 들어서는 순간이지만,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고, 아무런 제약도 없다.

그들이 부러워진다.




[브란덴부르크 문] 아테네의 파르테논 신전을 본따 지어진 브란덴부르크 문은 원래 평화를 상징하기 위해 지어진 개선문이었지만, 지금은 분단과 통일 독일의 상징물로 더 유명하다.




브란덴 부르크 문을 통과하자마자 동베를린 쪽 대로에 보이던 맥도날드 광고판. 구 동독땅이라는 선입견 때문일까. 근처에 있던 스타벅스와 더불어 왠지 어색하게 느껴졌다.




[훔볼트 대학] 아인슈타인이 교수로 재직 했었다고도 하고, 칼 마르크스가 이곳에서 공부해다고도 하고, 노벨상 수상자만 27명을 배출해 냈다는 베를린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



[벽박물관] 베를린 장벽의 찰리검문소 자리에 위치한 박물관. 나는 그곳에서 베를린 장벽을 허물당시의 50분짜리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눈이 퉁퉁붓도록 울었다.




벽박물관 외벽에 붙어있던 큼직한 벽조각들. 이제는 역사속의 기념품으로...




[포츠담의 산수시 궁전] 포츠담에 있는 여러궁전들은 세계문화유산으로도 지정이 되어 있는데 그중 가장 이름있는 것이 이 산수시 궁전. 18세기 중엽 프레드리히 2세가 여름별장으로 사용하기 위해 지은 것으로 당시 베르사이유 궁전을 모방해서 궁전을 짓는 유행에서 이곳도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다고.




[베를린 장벽의 흔적] 당시 내가 가지고 있던 가이드 북에서는 베를린 장벽의 흔적을 찾아볼수 있는 곳이 3곳 있다고 했는데, 그 중 한 곳이었던 Nordbahnhof역 근처의 장벽. 사진을 찍은 시간이 오후 5시에서 5시 반 사이밖에 안되었는데도 11월의 베를린은 깜깜한 밤이었다.




한국으로 돌아온 후 임진각을 비롯한 DMZ관련 장소를 둘러보았었다. 통일이 되면 펜치 들고 뛰쳐 나갈 곳에 대한 사전 답사겸.




빨강소파
손가락 움직이더니 일취월장이네.. 여기 있는 장소 중 가본 장소는 하나도 없는데 왠지 낯이 익다...^^
예전에 어떤 영화광이 있었는데 유럽여행을 갔는데 영화에서 하도 많이 봐서 전혀 낯설지가 않았다고 하던데...

계절이 가을이었나보다...가로수를 보니까.
여행기를 첨부터 보지 않은 경우엔 언제 여행한 기록인지 알수 있도록
년도와 몇월인지 적어주면 참고가 되지 않을까 싶네. 어려운게 아니라면...^^

펜치라... 닥치면 품절될지도 모르니 튼튼한 걸로 하나 장만해 둬야 할려나.
 2007/03/14   

mizz
연도와 날짜를 적으면서 보니 어느새 저게 4년도 훨씬 더 전의 일이네. --;

펜치는... 분명히 그런날이 오면 DMZ 주변에 펜치를 대여하는 장시치들이 생기긴 할거야.
베를린 장벽이 허물어질 당시에도 현장에서 망치 한번쓰는데 우리돈으로 3000원 정도 했다고 하니 말이지.
 2007/03/14    

여언
저는 아직 DMZ조차도 못 가봤네요..;; ㅋ  2007/03/15    

mizz
저도 베를린을 다녀오지 않았었다면 DMZ 가볼 생각을 못했었을거예요. 우리의 역사도 제대로 살피지 못한채 다른나라에서 눈물지었던 기억이 좀 부끄럽더라구요. DMZ지역은 여러군데가 있으니, 하루 시간내서 가까운 곳으로 다녀오는거 추천합니다~  2007/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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