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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izz (2003-12-30 04:06:28, Hit : 4380, Vote : 7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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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나다 #7]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 - 사스카툰




저녁 7시경 위니펙에서 출발한 버스는 그  끝도 없어 보이던 캐나다 중부지방의 대 평원을 직진으로만 달려내더니, 10시간만인 다음날 새벽 5시경 사스카툰에서 멈춰섰다.

당시 내가 가지고 다니던 총 815페이지 짜리 캐나다 가이드북에 의하면, 사스카툰은 겨우 6페이지에 분량만을 할당받은, 그리 볼거리도 없는 자그마한 도시였으나, 나는 이 곳 사스카툰에 일단 내려보기로 결정했다. 이미 나는 토론토에서 위니펙까지 비행기로 이동하면서 그 사이의 많은 작은 도시들을 건너뛰어 버렸었고, 이처럼 별로 볼 만 한 게 없다하여 매번 작은 도시들을 건너뛰어 버린다고 한다면, 나는 캐나다 여행의 백미인 '록키'까지 토론토에서부터 바로 비행기로 날아가 버리는게 차라리 나았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캐나다 횡단 여행'이니 어쩌니 하는 개폼잡는 말은 하지도 말았어야 했고.

다행히(?) 사스카툰에서는 매주 토요일마다 우리나라 5일장과 비슷한 '파머스 마켓(Farmer's Market)'이 열린다는데, 때마침 내가 사스카툰에 도착한 바로 그날이 토요일이었다는 것도 내가 사스카툰에 잠시나마 머무는 이유를 좀 더 구실다웁게 만들어 주었다. 문제는 이 파머스 마켓이 아침 8시부터 열리기 때문에 새벽 5시경에 도착한 나는 이 시장 구경을 위해서 3시간을 더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었는데.... 그날 밤 바로 또 야간버스를 타고 다음 도시로 이동할 생각이었던 나는, 배낭을 버스터미널의 락커에 넣어두고, 여름이란 계절을 무색하게 할만큼 추웠던 그 사스카툰의 어두컴컴한 새벽녘 3시간을 버스터미널 안에서 바들바들 떨며 견뎌내야 했다.

내가 가지고 있던 모든 옷들을 꺼내어 겹겹이 겹쳐 입고도, 그 추위를 완전히 이기지 못해 그렇게 떨고 있었을 때.... 나는 밴프소녀에 이어 또 한명의 20대 초반의 한국인 여행자 J를 사스카툰의 그 버스터미널 안에서 만나게 되었다. 남들이 그렇게도 지루하다고 말렸던 '캐나다 횡단여행'을 이렇게 굳이 나서는 이상한(?) 인간들이 나말고도 이렇게 캐나다 구석구석에 포진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자 어찌나 마음이 든든해 지면서 힘이 나던지.... 그런 J와 이런 저런 얘기들을 건네며 시간을 떼우다보니, 드디어 8시에 파머스 마켓이 한코너, 한코너 열리기 시작했고... 우리는 그 파머스 마켓 구경을 시작으로, 화려한 부활절 달걀이 인상깊었던 우크라이나 박물관, 케네디언 신혼부부가 결혼식 야외촬영을 하고 있던 사스케촨 대학의 교정 등 사스카툰의 곳곳을 같이 돌아다녔다.그렇게 다니다가 또 추워지면,(도대체 그 한여름이 왜 그렇게 추웠던 거지?) 아무 건물 안이나 들어가 추위를 피하며 수다를 떨곤 했고....










J는 그 어린(?)나이에도 불구하고 이미 유럽과 인도등을 모두 다녀온 베테랑 여행자였다. 이번엔 또다시 여름방학을 이용해 한 달간의 캐나다 여행을 계획했다는 거였는데, 어린 친구가 기회가 될 때마다 한달 이상씩 세상을 구경하러 나오는 모습이 놀랍고도 대단해 보였다. 그런 J의 얘기들을 흥미롭게 듣다가, 나또한 나중에 유럽도, 인도도, 다른 여러나라들도 여행하려 하고 있다는 얘기를 건네자, 이 친구, 가방을 뒤적뒤적 거리더니, 무슨 '개 목걸이'처럼 생긴 묵직한 쇠사슬 같은 것을 내게 선물로 준다며 건넸다.

"이게 뭐예요?"
"개 목걸이요."
"--;"

그것은 진짜 '개 목걸이'었다. J말로는 이걸로 여행 배낭을 칭칭 묶어두면, 배낭 도난사고로 악명이 자자한 유럽이나 인도의 기차안에서 도둑놈들의 접근을 방지하는 전시효과가 있다는데, 몇 년동안 자기는 이것을 유용하게 써왔으나, 최근 더 튼튼한 쇠사슬 망을 구입하여 이제 이것은 자기에겐 더 이상 필요없어졌다는 것이다. 잠금장치 같은건 전혀 없는 전시효과용 '개 목걸이' --; 그러나, 그 악명높은 유럽과 인도의 기차를 위해 기껏 내가 한국에서 준비해 온거라고는 몇 개의 조그만 좌물통 밖에 없었던 지라...그게 어딘가. 나는 얼른 그 개 목걸이를 가방 안에 꼭꼭 잘 챙겨 넣었고... J는 계속해서 인도같은 나라는 야간 기찻안에서 신발을 벗어놓고 잠을 자고 있으면, 벗어놓은 신발까지 훔쳐 가는 나라이니 언제나 조심해야 한다는 등의 다른 나라 여행할 때 주의해야할 여러 가지 것들을 내게 일러주기도 했다.

그렇게 여러 가지 다양한 J의 여행이야기들을 듣다 보니, 배도 슬슬 고파오고... 양식이건 한식이건, 뭐건, 음식을 특별히 가리지 않는 나였지만, 이 아메리카 대륙에선 그저 만만한게 햄버거였던 지라, 여행중 며칠동안 주구장창 그놈의 햄버거만을 물리게 먹어온 미쯔. 이제 미쯔는 서서히 김치냄새나는 음식들이 그리워지기 시작했는데....

"해외여행 많이 하다보면, 음식 같은 게 좀 문제되지 않나요?"
"전 햄버거만 있으면 돼요. 저는 햄버거가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이라고 생각해요."
"......"

(장면바뀌고)

모 패스트 푸드점. 점심으로 햄버거를 먹고 있는 J와 미쯔. --;

(장면바뀌고)

사스카툰 일대. 여기저기를 누비고 다니는 J와 미쯔.

(장면바뀌고)

아까 그 패스트 푸드점. 저녁으로 또 햄버거를 먹고 있는 J와 미쯔 T.T




[숨겨진 진실]

혹시 그때 그 사스카툰 햄버거 소년 J군이 이 글을 우연히 읽게 된다면, 그는 이렇게 말하겠지.

"나 땜에 먹은 것 처럼 얘기 하네? 그때 정보지에서 햄버거 할인쿠폰 점심 저녁으로 두 번이나 오려온 사람은 누구여?"



물리고 자시고 간에......

아껴야 산다. -,.-




김배지
흠...개목걸이...흠..앞으로도 꼭여행을 가볼곳들이라는 인도 유럽..!!=ㅁ=개목걸이챙겨가야지 흠......꼭 외국나가서도 미쯔님 홈피에 들어올테야!ㅎㅎ ..  2003/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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